<시 한줄 7> 함민복 시인, 그리움, 가난, 슬픔, 그리고 자조적인 웃음소리, 낮은 곳을 향한 시의 윤리, 긍정적인밥, 소스라치다, 섣달그믐, 선천성그리움
함민복 시인이 우리 동시대의 시인이라는 것이 사뭇 뭉근하다.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가슴속에 스멀스멀 스며드는 감정의 편린은 아련한 슬픔과 그리움, 이제는 먼 옛날의 일로 여겨지는 가난, 그리고 스스로 위안하며 뒤돌아서는 자조 (自嘲)의 껄껄 거림이다. 함민복 시인에 대해 조금은 깊이 들어가 그를 천착해보고자 한다. 1. 시를 삶처럼, 삶을 시처럼 쓰는 시인함민복의 시는 항상 낮은 곳으로 향한다. 시선이 낮다는 것은 시인으로서 한평생 고개를 숙였다는 뜻이다. 한낱 미덕의 서사가 아닌, 삶의 조건과 시대의 윤리를 동시에 감당해야 했던 존재로서의 시인이,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마주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음을 그는 일찍이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그에게 고개를 숙이는 행위는 존재의 연약함과 가난, 그리고 삶..
202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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